◇중국인들이 즐겨 찾던 나선 황제호텔
북한 북동부의 나선경제특구에도 카지노가 있었다.
중국과 러시아 국경에 인접한 나선은 북한이 외국인 투자와 경제개발을 추진해 온 대표적인 특구다.
이곳의 황제호텔(Imperial Hotel)은 1999년 홍콩 투자자들이 건설한 호텔로, 카지노를 갖춘 외국인 관광객 대상 시설이었다.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의 북한 경제 전문가 뤼디거 프랑크 교수는 2014년 9월 나선 방문 경험을 그해 12월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했다.
그는 호텔에서 중국인들이 숙박하고 식사하며 카지노에서 도박을 즐기는 모습을 직접 관찰했다고 기록했다.
관광과 카지노를 결합해 중국인 고객을 끌어들이는 북한식 국경 관광사업의 단면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북한의 관광정책이 크게 변하면서 현재 상황은 불투명하다.
북한은 2025년 2월 나선지역 외국인 관광을 재개했지만, 불과 수주 만인 3월 관광객 입국을 다시 중단했다.
2026년에도 중국과 북한 간 교통·교역 재개 움직임이 나타났으나, 이를 카지노 정상 영업 재개로 연결할 근거는 부족하다.
◇105층 류경호텔에도 카지노 추진
북한의 카지노 구상은 장기간 미완공 상태로 남아 있는 평양 류경호텔에서도 나타났다.
1987년 착공한 류경호텔은 높이 약 330m, 105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로 평양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24년 7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이 류경호텔에 카지노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호텔 내부 공사비를 부담하면 카지노 운영권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기존 양각도국제호텔 카지노의 수익성을 참고해 투자 유치 방안이 논의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카지노가 단순한 관광 부대시설을 넘어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사업적 유인책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이는 익명 소식통에 근거한 보도로, 실제 투자 계약이나 카지노 개장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산갈마 관광개발, 카지노로 이어질까
북한이 최근 추진하는 대규모 관광개발도 주목된다.
2025년 7월 운영을 시작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호텔과 해변 휴양시설 등을 갖춘 대형 관광단지다.
북한은 약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광시설을 조성하며 국제적인 해변 관광지 육성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개장 직후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일시 중단하는 등 관광 개방에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
2025년 8월에는 러시아 관광객의 제한적인 방문이 확인되기도 했다.
세계 카지노 산업이 호텔과 쇼핑, 공연, 휴양시설을 결합한 통합리조트(IR)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산갈마 관광지구의 향후 개발 방향도 관심사다.
그러나 현재까지 원산갈마에 카지노가 개장했다거나 카지노 건설이 확정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 카지노의 가장 큰 장벽은 폐쇄성
북한의 카지노는 한국의 카지노 산업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강원랜드에서 내국인의 카지노 이용을 허용하고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별도로 운영한다.
반면 북한의 주요 카지노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유도하고 외화를 확보하는 시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