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살 한국인 대학생은 캄보디아로 출국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주검으로 발견됐다. 지난해 7월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과 접촉한 뒤 감금과 고문 끝에 숨진 사건은 한국 사회에 캄보디아 ‘범죄단지’의 참상을 드러냈다. 카지노와 관광 개발의 그늘에서 사람을 가두고 사기를 강요하는 범죄에 국제사회는 경악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 캄보디아에서는 범죄 연계 카지노의 면허가 취소되고 한국인 피의자들이 전세기로 송환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범죄단지와 배후 자금망이 완전히 해체됐는지는 여전히 검증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18일 국제앰네스티 조사와 한국·캄보디아 당국 발표,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캄보디아의 스캠 범죄는 카지노·호텔 시설과 온라인 영업 기반, 인력 모집과 자금 이동 조직이 얽힌 형태로 확장했다. 폐업한 카지노를 범죄조직이 차지한 사례뿐 아니라 허가받은 카지노 단지 내부에서 감금과 강제노동이 벌어졌다는 충격적인 조사도 나왔다.
◇대학생의 죽음으로 드러난 국내외 범죄의 연결
대학생 B씨는 지난해 7월16일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국내 대포통장 모집책 A씨는 B씨를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과 접촉하게 하고, 같은 달 24일 B씨 명의 통장에 들어온 범죄 피해금 5143만원을 다른 계좌로 이체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직에 넘긴 계좌에서 돈을 빼돌리는 이른바 ‘장 누르기’였다. 현지 조직은 돈이 빠져나가자 통장 명의자인 B씨를 붙잡아 가혹행위를 했다. B씨는 지난해 8월8일 캄폿주 보코산 인근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에 연루된 A씨는 최근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3부는 지난 15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6개월을 선고했다. 범행의 핵심적인 기획·지휘 역할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과 일부 피해금 공탁 등을 반영했다.
대학생의 죽음은 현지 범죄단지가 한국과 동떨어진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국내 모집책과 대포통장, 해외 사기 조직이 연결되면서 피해금의 이동을 둘러싼 범죄가 감금과 살해로 이어졌다.
◇중국계 카지노 투자 붐…온라인 도박 금지·팬데믹에 균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