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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카지노뉴스·26. 10. 18.

22세 대학생 앗아간 ‘범죄단지’…캄보디아는 달라졌나

홍춘봉편집국 기자·기자

스물두 살 한국인 대학생은 캄보디아로 출국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주검으로 발견됐다. 지난해 7월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과 접촉한 뒤 감금과 고문 끝에 숨진 사건은 한국 사회에 캄보디아 ‘범죄단지’의 참상을 드러냈다. 카지노와 관광 개발의 그늘에서 사람을 가두고 사기를 강요하는 범죄에 국제사회는 경악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 캄보디아에서는 범죄 연계 카지노의 면허가 취소되고 한국인 피의자들이 전세기로 송환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범죄단지와 배후 자금망이 완전히 해체됐는지는 여전히 검증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18일 국제앰네스티 조사와 한국·캄보디아 당국 발표,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캄보디아의 스캠 범죄는 카지노·호텔 시설과 온라인 영업 기반, 인력 모집과 자금 이동 조직이 얽힌 형태로 확장했다. 폐업한 카지노를 범죄조직이 차지한 사례뿐 아니라 허가받은 카지노 단지 내부에서 감금과 강제노동이 벌어졌다는 충격적인 조사도 나왔다.

 

◇대학생의 죽음으로 드러난 국내외 범죄의 연결

 

대학생 B씨는 지난해 7월16일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국내 대포통장 모집책 A씨는 B씨를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과 접촉하게 하고, 같은 달 24일 B씨 명의 통장에 들어온 범죄 피해금 5143만원을 다른 계좌로 이체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직에 넘긴 계좌에서 돈을 빼돌리는 이른바 ‘장 누르기’였다. 현지 조직은 돈이 빠져나가자 통장 명의자인 B씨를 붙잡아 가혹행위를 했다. B씨는 지난해 8월8일 캄폿주 보코산 인근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에 연루된 A씨는 최근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3부는 지난 15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6개월을 선고했다. 범행의 핵심적인 기획·지휘 역할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과 일부 피해금 공탁 등을 반영했다.

 

대학생의 죽음은 현지 범죄단지가 한국과 동떨어진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국내 모집책과 대포통장, 해외 사기 조직이 연결되면서 피해금의 이동을 둘러싼 범죄가 감금과 살해로 이어졌다.

 

◇중국계 카지노 투자 붐…온라인 도박 금지·팬데믹에 균열

 

변화의 중심에는 해안도시 시하누크빌이 있다. 중국계 자본 유입으로 카지노와 호텔이 들어섰고, 카지노 게임을 해외 고객에게 중계하는 온라인 영업도 확장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정부가 2019년 온라인 도박 금지 방침을 발표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같은 해 말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시하누크빌에서 70곳 이상이던 카지노는 36곳으로 줄었다. 이후 코로나19로 관광과 국경 이동이 위축되면서 충격이 겹쳤다.

 

국제 탐사보도 조직 OCCRP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분석 등을 토대로 고객이 사라진 카지노와 호텔 일부가 사기 작업장으로 전용되는 과정을 추적했다. 온라인 영업 기술과 숙박시설, 인력 모집 조직, 자금 이동 기반이 새로운 범죄 수익원에 동원됐다는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를 배경으로 한 경제협력 확대와 카지노 개발 붐은 같은 시기에 진행됐다. 다만 모든 중국계 카지노를 일대일로 사업으로 묶거나 중국계 투자 전체를 범죄자금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 개별 투자자의 실체와 자금 출처, 현지 사업자와의 관계, 감독기관의 관리 책임을 따져야 한다.

 

◇공식 도면에는 사무실…생존자에게는 감금 장소

 

국제앰네스티가 올해 4월 공개한 조사에서 케냐 출신 생존자는 바벳의 카지노 단지 안 건물을 자신이 억류됐던 장소로 지목했다. 감독기관 서류에서 해당 건물은 ‘주거·사무실’로 표시돼 있었다.

 

앰네스티는 공식 도면을 위성사진·현장 방문·생존자 증언과 대조해 최소 12개 카지노와 스캠 범죄단지의 직접적인 연결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지노 간판이나 시설 허가만으로 단지 내부의 안전을 보증할 수 없다는 조사 결과다. 개별 소유주와 임차 운영자의 형사책임은 별도 수사와 재판으로 가려야 한다.

 

카지노 규모에 관한 통계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 2월 업계 보도는 지난해 말 허가 카지노를 195곳으로 소개했지만, 다른 현지 보도는 감독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합법 운영 카지노를 160곳이라고 전했다. 허가 보유와 실제 영업 등 집계 기준이 정확한지 불투명한 가운데 ‘수백 곳이 운영된다’고 현지 교민들은 증언하고 있다.

 

범죄단지는 인터넷 너머의 사기 피해자와 건물 안의 착취 피해자를 동시에 만든다. 외부에서는 투자와 친밀감을 미끼로 돈을 빼앗고, 내부에서는 취업 제안에 속아 들어온 사람에게 범행을 강요한다. 앰네스티 조사에는 폭력과 감금, 강제노동을 겪은 생존자들의 증언이 담겼다.

 

◇캄보디아 수감 한국인 급증…범죄와 단속 함께 봐야

 

한국인의 연루 규모는 수감자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KBS가 지난 1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외교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캄보디아에 수감된 한국인은 54명으로 2022년 4명보다 13.5배 늘었다. 지난해 38명과 비교해도 증가한 수치다.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태국·필리핀 등 5개국 수감자는 같은 기간 108명에서 377명으로 약 3.5배 증가했다. 전체 해외 한국인 수감자에서 이들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10.2%에서 28.5%로 높아졌다.

 

다만 수감자 증가를 곧바로 스캠 범죄 증가나 조직의 인접국 이동 규모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 수감자에는 다른 범죄 혐의자도 포함되며, 현지 단속과 사법처리 강화 역시 숫자에 영향을 준다.

 

수감자 통계와 일정 기간의 검거 인원도 다르다. 수감자는 특정 시점의 인원이고 검거자는 해당 기간 붙잡힌 인원이다. 이를 구분하면서 범죄 거점의 이동과 한국인 연루 실태를 살펴야 한다.

 

◇전세기 송환·카지노 면허 취소…달라지는 대응

 

국제 공조는 실제 검거와 송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1월23일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국인 869명에게 약 486억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을 강제 송환했다. 한국인이 범죄의 표적이면서 조직의 가담자로도 등장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프린스그룹 창업자 천즈를 강제노동 스캠 범죄단지 운영과 관련한 사기·자금세탁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 약 15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에 대한 민사 몰수 소송도 제기했다. 특정 사건의 몰수 청구 대상 자산으로, 확정판결과는 구분해야 한다.

 

캄보디아 당국도 카지노 사업자를 겨냥한 처분을 확대했다. 국영통신 AKP가 이달 1일 전한 발표에 따르면 9월 기준 스캠 연계 카지노 18곳의 면허가 취소되고 9곳은 정지됐다.

 

당국은 또 9월30일 시한 이후 3개 주 카지노 24곳이 온라인 도박·베팅을 중단했으며 관련 장비도 철거했다고 밝혔다. 카지노 전체의 폐업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카지노 시설을 활용한 온라인 영업을 겨냥한 조치다.

 

◇단속 이후에도 남은 시설과 배후 자금망

 

문제는 단속 실적이 범죄망 해체로 이어졌느냐다.

 

앰네스티는 올해 6월 조사 대상 범죄단지 총 86곳 중 당국의 개입 증거를 확인한 곳은 24곳이라고 밝혔다. 조사 시점과 대상이 한정돼 이후 단속 전체를 평가하는 수치는 아니지만, 당국 발표와 독립 검증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로이터는 9월 캄보디아 당국이 배후 총책 수사를 강조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일부 대형 시설의 잔존과 소규모 분산 운영, 자금세탁망의 존속을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소유주와 공모자 등을 처벌하려면 시간과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프린스그룹은 당국이 자사 관련 시설로 소개한 두 장소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달에도 의혹은 이어졌다. Cambodia Daily는 15일 알자지라 탐사보도를 인용해 코콩주 롱베이 리조트의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 의혹을 전했다. 현지 당국은 관련 사업가가 출국했으며 국제 수배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개별 의혹의 최종 판단과 별개로, 근절 여부를 검증할 현장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카지노 면허가 모든 영업의 안전을 보증하지 않는다

 

카지노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고 캄보디아의 모든 게임이 조작됐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카드·장비 조작이나 딜러 공모를 입증하려면 개별 사건의 수사·재판 자료가 필요하다. 확인된 카지노 연계 범죄와 구체적인 게임 조작 의혹은 구별해야 한다.

 

반대로 카지노 면허가 있다는 이유로 그 이름을 내건 온라인 플랫폼이나 취업 제안까지 믿어서도 안 된다. 합법 카지노 영업과 시설 내부의 임대사업,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영업은 각각 확인할 대상이다.

 

캄보디아 카지노의 신뢰 회복은 검거와 면허 취소 건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누가 건물을 제공하고 범죄 수익을 가져갔는지 밝히고, 폐쇄 시설의 재가동과 조직의 이동을 추적해야 한다. 강제노동 피해자를 가담자와 구별해 보호하는 일도 필요하다.

 

스물두 살 대학생의 죽음이 드러낸 참상은 과거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다. 단속으로 달라진 현장만큼, 아직 끊어내지 못한 범죄의 연결망을 확인하는 일이 남아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벌어지는 사기 범죄의 주요 특징은 무엇인가요?+

캄보디아의 스캠 범죄는 카지노와 호텔 시설을 거점으로 온라인 영업 기반, 인력 모집, 자금 이동 조직이 복잡하게 얽힌 형태를 띱니다. 특히 폐업한 카지노나 허가받은 카지노 단지 내부에서 취업을 미끼로 사람들을 유인한 뒤, 감금과 강제노동을 시키며 보이스피싱 등 온라인 사기 범행을 강요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수감자가 급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올해 상반기 캄보디아 내 한국인 수감자는 54명으로 과거 대비 크게 늘었습니다. 이는 현지 범죄단지에 가담한 한국인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 강화와 사법처리 절차가 활발해진 결과이기도 합니다. 다만 수감자 통계에는 다양한 범죄 혐의자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를 곧바로 스캠 범죄의 증가나 조직의 이동 규모와 동일시하여 해석하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범죄단지가 완전히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캄보디아 정부가 범죄 연계 카지노 면허를 취소하고 온라인 도박을 금지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대형 시설의 잔존과 범죄 조직의 소규모 분산 운영, 그리고 배후 자금세탁망이 완전히 해체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공식적인 시설 도면과 실제 내부 운영 실태 사이의 간극이 크고, 범죄 수익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를 완전히 뿌리 뽑기까지는 지속적인 국제 공조와 철저한 검증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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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기자

카지노 이슈와 산업 전반을 취재하는 타타타 저널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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