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타 저널

카지노이슈·26. 10. 27.

[심층진단] 강원랜드 카지노 '20시간의 그림자'

홍춘봉편집국 기자·기자

하이원리조트 입구 교차로

매일 오전 6시. 강원랜드 카지노의 화려한 조명이 켜진 영업장에는 어김없이 폐장 안내가 울려 퍼진다.

 

게임을 즐기던 고객들은 자리를 떠나야 한다. 불과 4시간 뒤인 오전 10시 다시 문을 열기 때문이다.

 

그때면 카지노 입구에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고객들과 인기 게임 좌석을 먼저 확보하려는 사람들의 경쟁이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개장 26주년을 맞았지만, 하루 20시간 영업이라는 독특한 운영체제가 빚어내는 풍경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도박 과몰입 예방과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을 위한 규제라는 명분이 있지만, 정작 영업시간 제한이 고객 혼잡과 불편을 심화시키고 카지노 경쟁력까지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시점이다.

 

특히 2030년 일본 오사카 통합리조트(IR) 개장을 앞두고 24시간 영업 문제가 고객서비스 개선과 지역경제 이해관계, 책임게임 정책이 충돌하는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시간 영업의 역사…규제가 만든 카지노 시계

 

강원랜드 카지노는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하루 20시간 영업한다.

 

2018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카지노 재허가 조건에 따라 영업시간을 18시간으로 단축했다. 당시 게임테이블 20대 감축과 함께 사행산업 건전화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된 조치였다.

 

그러나 영업시간 단축을 둘러싼 지역 상권의 반발이 이어졌고, 이후 영업시간 조정과 재허가 조건 변경을 거쳐 2020년 20시간 체제로 복귀했다.

 

현재까지도 하루 4시간 휴장하는 운영방식이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카지노 영업시간을 제한한다고 해서 이용객의 게임 욕구나 방문 수요까지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제한된 시간과 게임시설에 고객들이 집중하면서 대기와 혼잡, 좌석 확보 경쟁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카지노 영업시간을 줄이는 것이 실제 도박 과몰입 예방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고객의 게임 이용 형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오전 10시 '입장 전쟁'…고객보다 먼저 기다리는 것은 불편

 

강원랜드 카지노에서는 입장 자체가 고객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ARS 사전예약과 입장 순번 확인, 현장 대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다 입장에 성공하더라도 원하는 게임을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인기 슬롯머신과 테이블게임에서는 좌석을 확보하지 못한 고객들이 주변을 서성거리거나 장시간 기다리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반면 고객 선호도가 낮은 일부 게임기종은 상대적으로 이용률이 떨어지는 등 게임시설 운영의 불균형도 나타난다.

 

카지노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인기 게임 좌석까지 부족하면 고객들은 게임을 즐기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에 더 많은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는 좌석 매매와 대리베팅, 자리 선점 등 불법·편법 행위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하루 20시간 영업이라는 규제가 반드시 이 같은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제한된 영업시간과 부족한 인기 게임시설, 복잡한 입장 절차가 결합하면서 고객 불편을 가중시키는 구조라는 점은 분명히 점검해야 한다.

 

◆도박중독 예방의 역설…4시간 문 닫으면 해결되나

 

정부가 카지노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도박 과몰입 예방이다.

 

카지노 특성상 장시간 게임에 몰입하면 피로와 판단력 저하, 과도한 지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일정한 휴장시간을 통해 고객의 연속적인 게임 이용을 중단시키는 정책적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영업시간 제한이 실제로 고위험 이용자의 과몰입을 얼마나 줄이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가령 하루 20시간 동안 게임에 몰입하는 고객에게 4시간 휴장만으로 충분한 휴식과 회복을 보장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반대로 카지노를 가끔 방문하는 일반 고객까지 같은 제한을 적용받으면서 대기와 이용시간 제약을 감수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강원랜드는 월 출입일수 제한과 냉각기 제도 등 여러 책임게임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영업장 전체의 운영시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방식뿐 아니라 고객 개인별 누적 이용시간과 방문 빈도, 위험 징후 등을 분석하는 예방체계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카지노 영업시간과 고객 개인의 게임 이용시간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24시간 영업이 허용되더라도 고객이 24시간 연속 게임을 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개인별 이용시간 상한과 의무 휴식, 자발적 지출한도, 고위험 고객 상담과 출입 제한 등을 강화한다면 영업시간 확대와 도박중독 예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추구할 수 있다.

 

◆24시간 영업 논란…지역 상권은 왜 반대하나

 

강원랜드 카지노의 24시간 영업을 둘러싼 지역사회 움직임도 주목된다.

 

타타타 저널 취재에 따르면 최근 사북지역 일부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카지노 24시간 영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원랜드 경영진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객들이 영업시간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상반된 입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카지노가 24시간 영업하면 고객들이 지역 숙박업소를 이용하지 않고 카지노에 머물거나 식당과 상가의 영업환경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 단체의 정확한 입장과 반대 이유, 지역 상권 전체의 의견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주목할 대목은 과거 영업시간 단축 당시의 지역사회 반응이다.

 

2018년 강원랜드가 영업시간을 18시간으로 줄이자 이듬해 지역 상인들은 새벽 4시 폐장이 지역 상권을 위축시킨다며 오전 6시 폐장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강원랜드는 전체 영업시간 18시간을 유지하면서 개장시간을 정오로 늦추고 폐장시간을 오전 6시로 조정하기로 했다.

 

과거에는 폐장시간을 늦춰 달라고 요구했던 지역사회에서 이제는 24시간 영업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결국 카지노 영업시간은 고객뿐 아니라 주변 숙박·음식업소와 교통, 관광 소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그렇다면 24시간 영업이 실제로 지역 상권의 매출을 감소시키는지, 체류시간 증가로 새로운 관광 소비를 창출하는지부터 객관적인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지역상생을 위한 정책 판단이 객관적인 데이터보다 일부 이해관계자의 주장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2030년 오사카 IR…카지노 경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강원랜드의 영업시간 문제는 단순한 고객 편의 논쟁을 넘어 국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2030년 가을 개장을 목표로 하는 일본 오사카 IR은 대규모 카지노와 호텔, 국제회의·전시시설, 쇼핑·공연시설 등을 갖춘 세계적인 복합리조트를 지향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가 발표한 조사에서는 강원랜드 고객 493명 가운데 52.1%가 오사카 IR 방문 의향을 밝혔다.

 

특히 오사카 방문 이유로 자유로운 카지노게임을 꼽은 응답자가 38.4%, 출입과 규제의 자유로움을 선택한 응답자는 20.7%에 달했다.

 

강원랜드 개선 과제로는 서비스 개선 19.7%, 부대시설 확충 15.8%, 24시간 영업 15.1%, 베팅한도 상향 13.6% 순으로 나타났다.

 

영업시간과 규제 문제가 고객의 해외 카지노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조사 결과다.

 

다만 24시간 영업만으로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기종의 다양성과 좌석 확보, 고객서비스, 숙박·관광시설, 접근성 등 종합적인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강원랜드가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라는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고객의 해외 카지노 선택까지 제한할 수는 없다.

 

규제 개선의 시기를 놓친다면 2030년 이후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도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직원 근무환경·고객 안전…24시간 영업의 또 다른 숙제

 

24시간 영업 전환이 현실화될 경우 카지노 직원들의 근무환경과 안전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카지노 딜러와 머신 운영, 보안, 환전, 고객서비스 담당 직원들은 이미 교대근무와 감정노동, 고객 민원 등 다양한 업무 부담을 안고 있다.

 

영업시간을 확대하면서 인력 충원이나 근무체계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직원 피로와 산업안전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따라서 24시간 영업을 논의하려면 적정 인력 확보와 교대근무 재설계, 정기적인 휴식 보장, 야간 응급의료 및 보안 대응체계 등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또한 게임시설 정비와 청소, 보안점검 등 현재 휴장시간에 이뤄지는 업무를 어떤 방식으로 대체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고객의 게임 선택권과 편의를 높이면서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김도균 사장 시험대…'20시간의 그림자' 걷어낼까

 

강원랜드가 2032년까지 추진하는 대규모 K-HIT 프로젝트는 카지노 제2영업장과 게임시설 확충, 호텔·콘도 리노베이션 등을 핵심으로 한다.

 

그러나 막대한 시설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영업시간과 고객 이용환경, 규제체계가 과거에 머문다면 경쟁력 강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취임한 김도균 사장에게는 고객 편의와 책임게임, 직원 근무환경, 지역사회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24시간 영업의 경제적 효과와 사회적 비용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일이다.

 

현행 20시간 영업과 24시간 영업을 비교해 ▲고객 대기시간 ▲실제 게임 이용시간 ▲도박 과몰입 위험 ▲지역 상권 매출 ▲인건비와 안전관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정부 역시 카지노를 무조건 영업시간으로 통제하는 방식이 실효적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24시간 영업이 반드시 정답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현재의 20시간 영업이 최선이라는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영업시간을 얼마나 늘리느냐가 아니라 고객이 얼마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카지노를 이용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기업이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느냐다.

 

강원랜드의 4시간 휴장이 도박중독을 예방하는 안전장치인지, 고객 불편과 혼잡을 반복시키는 낡은 규제인지는 이제 실증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개장 26년을 맞은 강원랜드가 2030년 글로벌 경쟁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20시간의 그림자'부터 제대로 들여다봐야 할 때다.

 

 

 

자주 묻는 질문

강원랜드 카지노가 하루 4시간씩 휴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부는 도박 과몰입을 예방하고 건전한 게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일정한 휴장시간을 두어 고객의 연속적인 게임 이용을 중단시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률적인 영업시간 제한이 실제 고위험 이용자의 과몰입을 방지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고객의 불편과 혼잡을 가중시키는 낡은 규제인지에 대해서는 실증적인 검증과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24시간 영업으로 전환할 경우 지역 상권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고객들이 외부 숙박업소나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카지노 내부에만 머물러 지역 경제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반면 과거 영업시간 단축 당시에는 지역 상인들이 상권 활성화를 위해 폐장시간 연장을 요구했던 사례도 있어, 24시간 영업이 실제로 매출을 감소시키는지 아니면 체류시간 증가로 새로운 관광 소비를 창출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2030년 일본 오사카 IR 개장이 강원랜드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요?+

일본 오사카 통합리조트(IR)가 개장하면 자유로운 게임 환경과 다양한 부대시설을 선호하는 국내 고객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강원랜드 고객의 절반 이상이 오사카 방문 의향을 밝혔으며, 서비스 개선과 규제 완화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었습니다. 따라서 강원랜드는 단순한 영업시간 논란을 넘어 종합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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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기자

카지노 이슈와 산업 전반을 취재하는 타타타 저널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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