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수다

강원랜드·26. 11. 07.

[카지노홍의 팩트체크] 강원랜드는 당초 만항재가 후보지였다

홍춘봉편집국 기자·기자

강원랜드 그랜드호텔.

“사업단 김 본부장이 부지 선정 작업을 주도해 달라.”

 

지난 1996년 강원랜드 카지노 입지를 정하던 시기, 김광식 당시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본부장이 최각규 강원도지사를 만났을 때 들었다고 회고한 말이다. 훗날 강원랜드 2대 사장이 된 그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간 이해관계로 진척되지 않던 부지 선정 작업이 사업단으로 넘어온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검토한 유력 후보지는 함백산 만항지구였다. 지금 강원랜드 메인 카지노와 그랜드호텔이 있는 사북 지장산이 처음에는 후보지와 거리가 멀었던 지역이다. 태백·고한·영월을 잇는 포장도로, 산악 휴양지의 자연환경, 숙박과 레저시설을 함께 배치할 여건이 만항지구의 강점이었다.

 

그러나 높은 입지 평가로도 넘지 못한 문턱이 있었다. 정암사와 월정사를 포함한 조계종의 반대였다. 이 사실은 관계자의 회고와 함께 사업 추진 당시 강원도의 공식 답변에도 남아 있다.

 

1996년 7월 19일, 강원도의회 제73회 산업위원회 제4차 회의. 태백 출신 정원교 의원은 만항지구 개발이 불교계 반발로 어려워진 경위를 물었다. 최각규 당시 강원도 지사는 “개발예정지가 정암사 소유 사찰림이며 조계종이 산림 훼손, 환경오염, 문화재 보호구역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개발계획에서의 제외였다. 도는 그해 5월 승인 신청 때 만항지구를 빼고 제출했으며, 도지사와 관계 공무원들이 월정사와 거듭 협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종단 반대가 계속되면 만항을 포함한 전체 개발계획의 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만항을 둘러싼 갈등의 핵심은 땅과 사찰이었다. 지역사회는 폐광지역에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을 만들 관광산업이 절실했다. 종단은 수행 공간인 정암사와 주변 산림에 대규모 개발과 카지노가 들어서는 일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카지노홍이 취재한 당시 종단의 입장은 사찰 위쪽에 도박장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폐광지역 특별법 통과 이후 지역 출신 박우병·류승규 의원도 만항 개발을 위해 종단 설득에 나섰다. 중앙정부와 강원도, 지역사회도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지역경제 회생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종단의 결정을 바꾸지는 못했다. 정치권의 구체적인 접촉 경위는 취재 증언에 근거하며, 도의회 기록은 도지사와 공무원들의 반복된 협의 및 불교계 반대를 확인해 준다.

 

당시 류승규 의원은 “함백산 만항재에 강원랜드 리조트를 조성하기 위해 조계종을 비롯해 월정사를 수차례 방문해 지역주민들의 염원을 간곡히 당부했으나 조계종에서는 천년사찰 정암사 머리 위에 도박장을 설치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회고했다.

정암사는 오늘날 국보 수마노탑으로 널리 알려진 천년고찰이다. 수마노탑의 국보 지정일은 2020년 6월 25일이다. 입지 논쟁 당시에는 보물이었으며, 당시에도 문화재와 주변 환경의 보전이 쟁점이었다.

 

김광식 전 사장의 회고는 그다음 선택을 보여준다. 그는 카지노 시설부지는 원래 강원도지사가 결정하기로 돼 있었지만, 폐광지역 4개 시군의 이해관계가 걸려 작업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최 지사와 협의한 뒤 사업단이 후보지 타당성 검토를 주도했고,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에 5개 후보지 연구용역을 의뢰했다는 설명이다.

 

후보지를 하나씩 검토하자 만항의 장점과 대안들의 제약이 드러났다. 김 전 사장은 고토일지구에 대해 토지의 상당 부분이 투기성 매입 상태였고 호텔·콘도·스키장·골프장 등을 배치하기에도 지형이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함백산 만항지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조계종의 반대가 워낙 심해 걸림돌이라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박심지구는 당시 검토에서 지반 문제가 지적됐고, 사북연세병원 뒤편 후보지도 적합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회고다.

 

그 끝에 남은 곳이 사북 지장산 사택단지였다. 김 전 사장은 “지반도 안전하고 주변 개발 여건도 가장 좋아 최종적으로 선택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일부의 정치권 로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입지 선정 실무책임자의 판단과 증언이다.

 

정선군이 공개한 '정선군 석탄산업사'에도 학회의 조사 과정이 나온다. 자료는 1997년 5월 12일부터 6월 20일까지 고토일·지장산·만항·박심지구 등을 조사하고, 같은 해 8월 13일 백운산지구를 카지노업 허가대상지역으로 선정·발표했다고 기록한다. 이어 사업단이 1997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카지노리조트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고 설명한다. 허가대상지역 선정과 그 안의 메인시설 부지 결정은 각각의 단계로 읽어야 한다.

 

박심지구에 대한 회고도 이후 스몰카지노 조성과 시점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초기 메인시설 입지 검토에서 제약이 지적된 곳에 나중에 규모와 목적을 달리한 사업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정선군 석탄산업사'는 외환위기 이후 조기 개장을 추진하면서 1999년 고한 박심지구의 스몰카지노 계획을 확정했고, 2000년 10월 28일 문을 열었다고 기록한다. 이후 사북 지장산에 메인 카지노와 호텔이 조성됐으며 다른 레저시설도 단계적으로 들어섰다.

 

당초 모델은 말레이시아 겐팅이었다. 해발 약 1800m의 산악지대에 호텔과 카지노, 식음·쇼핑·테마파크 등을 결합해 여러 목적의 방문객이 머무는 복합리조트다. 만항 구상 역시 산악 휴양과 카지노를 같은 권역에 묶으려는 방향이었다. 그러나 종단과 토지 이용 협의가 성립하지 않았고, 대안 입지 선정과 단계별 사업화를 거치면서 강원랜드의 공간 구조는 달라졌다.

 

오늘날 고객은 떨어진 시설을 이용할 때마다 이동 시간과 교통편을 따진다. 회사도 여러 거점에 인력과 관리체계를 배치하고 수송을 운영해야 한다. 분산에 따른 추가 비용은 원가 분석으로 산출할 과제지만, 시설을 연결하는 일이 고객 편의와 운영 효율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사실은 현장에서 확인된다.

 

현재 배치의 모든 원인을 한 번의 반대에 돌리는 설명도 충분하지 않다. 만항 구상이 막힌 배경에는 사찰림과 종단 반대가 있었고, 지금의 리조트는 이후 투자와 개별 사업 결정까지 누적해 만들어졌다. 아직도 일부에서 특정 개인이 반대해 카지노가 다른 곳으로 갔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다.

 

함백산 만항은 강원랜드가 선택하지 못했던 유력 후보지다. 그 문턱에서 무엇이 걸렸고 누가 어떤 판단을 했는지 알아야 오늘의 강원랜드가 보인다. 지난 입지의 역사를 정확히 기록하는 일은, 앞으로 떨어진 시설들을 어떻게 하나의 여행으로 연결할 것인지 묻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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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강원랜드의 당초 유력 후보지는 어디였으며 왜 최종 선정되지 못했나요?+

강원랜드의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함백산 만항지구였습니다. 만항지구는 산악 휴양지로서의 자연환경과 개발 여건 면에서 최고점을 받았으나, 인근 천년고찰인 정암사와 조계종 측이 수행 환경 훼손과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했습니다. 종단과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개발계획에서 제외되었고, 이후 대안 입지 검토를 거쳐 현재의 사북 지장산으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강원랜드 입지 선정 과정에서 지장산이 최종 선택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광식 당시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본부장의 회고와 정선군 기록에 따르면, 만항지구가 종단의 반대로 무산된 이후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의 연구용역을 통해 여러 후보지를 재검토했습니다. 고토일지구는 투기성 매입과 지형적 제약이, 박심지구는 지반 문제 등이 지적되었습니다. 반면 사북 지장산은 지반이 안전하고 주변 개발 여건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최종적으로 강원랜드 메인 카지노와 호텔 부지로 선정되었습니다.

강원랜드 입지 선정과 관련해 정치권 로비설이 사실인가요?+

입지 선정 실무를 총괄했던 김광식 전 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일부에서 제기하는 정치권 로비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당시 입지 선정은 특정 개인의 영향력이 아닌, 종단과의 협의 실패라는 현실적인 제약과 학회의 타당성 검토, 그리고 지반 안정성 및 개발 효율성 등 객관적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무진이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현재의 배치는 당시의 복합적인 상황과 단계별 사업 결정이 누적된 결과입니다.

기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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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기자

카지노 이슈와 산업 전반을 취재하는 타타타 저널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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