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에 흘러든 돈은 운영진의 개인 전세기와 월드컵 특별관람석, 고가의 명품 시계로 돌아갔다. 해외에 지휘부를 두고 전문 인력을 영입해 기업처럼 운영한 불법 도박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충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3일 발표한 수사 결과를 전한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도박 공간 개설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범죄단체 조직·가입 등의 혐의로 국내 총책과 조직원, 대포통장 유통책, 고액 도박자 등 87명을 검거하고 18명을 구속했다.
경찰이 범행에 이용된 계좌 316개의 거래 내역 319만건을 분석해 확인한 도박 자금은 2022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2조6680억원에 달했다. 조직이 2016년부터 사이트를 운영한 만큼 전체 범행 규모는 더 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금액은 계좌 분석으로 확인된 도박 자금 규모다. 경찰이 추산한 조직의 범죄수익 1637억원과는 구분된다.
-해외 총책·국내 조직 연결…게임 개발부터 고객관리까지
경찰에 따르면 이 조직은 2016년 말레이시아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스포츠토토와 바카라, 슬롯머신 등을 제공하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UAE와 말레이시아의 해외 총책, 국내 총책이 ‘3각 지휘 체계’를 구축하고 그 아래 실장과 팀장, 팀원을 배치했다. 충·환전팀과 고객관리팀, 개발팀을 따로 두는 등 역할도 세분화했다.
전문 인력 확보에는 헤드헌터까지 동원했다. 대학교수와 대기업, 해외 유명 소셜미디어 업체 출신 등을 영입했으며, 조직원들은 영어 가명을 사용하고 매주 실적 점검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는 게임 회사를 설립해 도박사이트용 게임 엔진을 직접 개발하고 다른 도박업자에게 판매했다. 필리핀에 조직원을 보내 카지노 사업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이트 운영에 그치지 않고 개발·공급 영역까지 사업을 넓힌 셈이다. 이번 사건은 불법도박이 해외 거점과 전문 인력, 자체 기술을 결합한 기업형 범죄로 조직화된 실태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