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타 저널

불법뉴스·26. 11. 04.

[심층기획]월급은 미래자금인데…불법도박에 멍드는 병영

홍춘봉편집국 기자·기자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충남경찰청)

군 생활관에서 스마트폰으로 바카라와 스포츠 도박을 하고, 판돈을 마련하려 동료 병사들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는다. 청소년기에 시작한 도박이 입대 후에도 이어지고, 전역 이후까지 빚으로 남는다.

 

4일 타타타 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1년간 공개된 군 장병 관련 판결과 실태조사, 관계기관 발표 등에서 병영의 불법도박 문제는 개인의 금전 손실을 넘어 동료 간 신뢰와 복무생활을 위협하는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병사 봉급 인상으로 관리할 자금이 늘고 일과 후 휴대전화 이용이 가능해진 환경에서, 불법도박 접근을 막고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할 보호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봉급 인상이나 휴대전화 허용 자체를 도박 확산의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보다 입대 전 경험과 또래 관계, 스트레스, 불법사이트의 유인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

 

◇생활관에서 387차례…최근 판결이 보여준 반복 도박

 

지난 10월 29일 한 통신사 보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5단독은 군 복무 중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반복적으로 도박한 20대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해군 군사경찰대에서 복무했던 이 남성은 2024년 11월 30일부터 올해 1월 11일까지 생활반에서 개인 스마트폰으로 스포츠 경기 결과에 돈을 걸거나 바카라를 하는 등 387차례에 걸쳐 총 3122만6000원을 베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금액은 누적 베팅액으로 실제 손실액과는 구분된다.

 

도박자금 마련이 동료 상대 범죄로 번진 사례도 있다.

 

지난 3월 보도된 광주지법 판결에서는 공군 병사로 복무했던 20대가 변조공문서행사와 사기,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도박에 사용할 휴대전화를 돌려받으려고 군사경찰대 출석요구서를 변조해 행사했다. 판돈을 마련하기 위해 동료 병사 270여명으로부터 총 956만원을 빌려 갚지 않은 혐의도 인정됐다. 범행 시점은 2024년이지만, 판결 내용이 올해 공개된 사건이다.

 

지난 8월에는 입대 전부터 복무 중까지 불법도박을 이어간 20대에게 특수강도미수 등 다른 범죄와 함께 실형이 선고된 사실도 보도됐다. 수사 과정에서 2023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불법 도박사이트에 총 1억4526만원을 입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다만 이 사건의 실형은 여러 범죄를 종합한 결과이며, 도박이 다른 범죄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건들은 병영의 도박이 단순한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반복 베팅과 금전거래, 추가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청소년기에 시작한 도박, 입대한다고 끊기지 않는다”

 

군 도박 문제는 입대 이후만 살펴서는 전체 흐름을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7월 천하람 의원실이 확보한 국방부 ‘군 불법도박 실태조사’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군에서 불법도박을 했던 52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에서 약 80%가 입대·임관 전부터 불법도박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본부 제출자료를 토대로 한 2025년 사이버도박 혐의 입건 인원은 간부 20명과 병사 293명 등 313명이었다. 2021~2025년 합계는 1721명으로 보도됐다. 이는 육군 입건 통계이며 전 군의 도박 경험자나 중독자 규모를 의미하지 않는다.

 

핵심은 학교와 군대 사이에서 예방·치유 지원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입대 전에 반복 도박과 채무 문제가 있었던 청년이라면 복무환경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과 여가를 공유하는 병영에서는 동료의 권유나 이용 모습을 통해 새로운 참여자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개인의 도박 경험이 동료에게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할 필요가 있다.

 

◇ 도박 경험자의 월평균 베팅액 186만원…병사만의 수치 아니다

 

지난 8월 서울경제가 유용원 의원실 제출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군 실태조사에서는 불법도박 경험자의 월평균 베팅액이 약 186만원으로 나타났다.

 

도박자금 마련 방법은 월급·급여가 64.2%로 가장 많았고, 적금 등 자산 처분, 가족 차용, 사채·카드론 등도 제시됐다. 이용 기기로는 개인 휴대전화가 76.5%, 이용 시간대는 일과 이후가 52.2%로 가장 높았다. :

 

이 수치를 해석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월평균 186만원은 전체 병사의 평균도, 병사 도박 경험자만의 평균도 아니다. 장교·부사관 등 여러 신분을 포함한 조사에서 제시된 수치다. 또한 베팅액은 손실액과 다르며, 도박 경험이 곧 임상적인 중독 진단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월급뿐 아니라 적금과 차입금까지 동원되는 양상은 주목할 대목이다. 손실을 만회하려 베팅을 반복하면 현재의 급여는 물론 전역 이후를 준비할 자금까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봉급은 올랐다…보호체계도 함께 강화됐나

 

2026년 병사 월 봉급은 ▲이병 75만원 ▲일병 90만원 ▲상병 120만원 ▲병장 150만원이다. 2025년에 인상된 수준이 올해도 유지되고 있다.

 

2024년과 비교하면 모든 계급에서 봉급이 늘었다.

 

먼저 이병은 64만원(2024년)에서 75만원(2025년)으로 11만원 늘어났고 일병은 80만원에서 90만원으로 10만원 인상됐다.

이어 상병 은 같은 기간 10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병장은 125만원에서 150만원으로 25만원 인상됐다. (봉급 기준이며 장병내일준비적금 관련 정부 지원금은 제외)

 

봉급 인상은 복무에 대한 보상을 높이고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정책이다. 도박 사례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처우 개선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다만 정기적인 급여와 목돈을 처음 관리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만큼, 자금 관리와 불법도박 위험에 대한 교육·상담도 현실에 맞게 강화돼야 한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8월 군 장병이 직접 관리하는 금융자산이 늘어나는 동시에 온라인도박과 고위험 투자, 고금리 대출 등에 대한 노출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국에 따르면 상위 30개 등록 금전대부업자의 군인 대상 대출잔액은 2025년 말 444억원이었다. 같은 해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확정받은 군복무자는 432명, 지원금액은 약 102억원이었다. 다만 이 대출과 채무가 모두 도박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다.

 

◇ 휴대전화는 통로…시간 제한만으로는 부족

 

병사 휴대전화 사용을 ‘무제한 자유화’로 표현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현행 부대관리훈령은 기간병의 휴대전화 이용을 원칙적으로 평일 과업 후 오후 6~9시, 휴무일 오전 8시30분~오후 9시로 정하고 있다. 작전과 교육훈련 등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지휘관이 일부 조정할 수 있다.

 

문제는 허용된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통해 불법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용시간을 정하는 조치와 도박 위험을 줄이는 조치는 서로 보완돼야 한다.

 

도박 광고와 사이트를 식별하는 교육, 동료 간 가입 권유 차단, 반복적인 차용과 손실 추격 행동에 대한 상담 연계가 필요하다. 이미 문제가 생긴 장병에게는 전문적인 치유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군 생활을 함께하는 동료 사이의 금전거래도 살펴야 한다. 단순한 소액 차용과 반복적인 자금 조달을 구분하되, 도박 빚이 다른 장병의 피해로 번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 처벌이 두려워 숨으면 치료도 늦어진다

 

전문가들은 책임을 묻는 절차와 회복을 돕는 절차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7월 언론 인터뷰에서 “처벌만 하겠다고 하면 누가 자진신고를 하겠느냐”며 치료를 동반한 자진신고 제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공동생활에서 또래문화가 확산되는 특성을 지적하며 전문 치유기관과의 연계를 제언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천하람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서 장병 대상 불법도박 자진신고제 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답변을 제도 시행이나 자동 면책이 확정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상담을 요청하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호되는지, 위법행위에 대한 처리와 치유가 어떻게 병행되는지 장병이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정부 공동 대응…전역 이후까지 이어져야

 

정부도 군 도박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지난 9월 17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국방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군 장병 도박문제 예방과 치유·회복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예방교육과 조기발견, 전문상담·치유, 금융·채무 지원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책포럼에서는 장병이 부담 없이 도움을 요청할 환경을 조성하고, 복무 중 시작된 상담이 전역 후에도 단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앞으로의 평가는 협약 체결이나 교육 횟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위험군이 얼마나 일찍 발견됐는지, 상담을 신청한 장병이 실제 치료와 채무 지원으로 연결됐는지, 전역 이후에도 회복을 이어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급여는 청년 장병의 미래를 준비하는 돈이다. 그 돈이 불법사이트로 흘러가고, 동료와 가족까지 채무의 부담을 나누게 된다면 병영의 안전망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군 장병 도박 문제의 대응은 불법행위에 책임을 묻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입대 전 위험을 살피고, 복무 중 확산을 막으며, 전역 후에도 회복을 지원하는 체계로 이어져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군 장병의 불법도박 문제가 개인의 금전 손실을 넘어 심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병영 내 불법도박은 단순한 개인의 금전적 피해를 넘어 동료 병사들 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료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거나 공문서를 위조하는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이는 부대 내 단결력을 저해하고 복무 생활 전반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군대 내 불법도박을 예방하기 위해 입대 전후의 관리가 왜 중요한가요?+

실태조사에 따르면 군 내 도박 경험자의 약 80%가 이미 입대 전부터 도박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복무 환경이 바뀌었다고 해서 도박 습관이 저절로 사라지지 않으므로, 학교와 군대 사이의 예방 및 치유 지원 체계가 단절되지 않도록 입대 전 이력을 파악하고 복무 중 조기에 위험군을 발견하여 개입하는 통합적인 보호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군 장병의 도박 문제 해결을 위해 처벌 외에 어떤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하나요?+

단순한 처벌 위주의 대응은 장병들이 문제를 숨기게 만들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처벌과 함께 전문적인 치유를 병행하는 자진신고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복무 중 시작된 상담이 전역 후에도 단절되지 않도록 금융·채무 지원과 전문 상담 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계적인 회복 지원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기자 소개

홍
홍춘봉기자

카지노 이슈와 산업 전반을 취재하는 타타타 저널의 기자입니다.

홍춘봉 기자의 더 보기 →

댓글

회원 가입·로그인 없이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