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에 가서 게임을 즐기려면 먼저 게임을 해야 한다. 슬롯머신이나 바카라가 아니다. 입장 순번을 확보하고, 원하는 자리를 차지하고, 그 자리를 지켜내기 위한 또 다른 게임이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풍경이다.
누군가는 인기 슬롯머신을 차지하기 위해 개장시간을 기다리고, 누군가는 원하는 게임을 이용하지 못해 영업장을 배회한다. 일부 고객은 어렵게 확보한 자리를 잃을까 봐 식사하러 가는 것조차 망설인다.
심지어 인기 머신 좌석을 돈을 받고 넘기는 비공식 거래까지 문제가 돼 왔다.
카지노에서 게임의 승패보다 먼저 좌석 확보를 위한 경쟁이 펼쳐지는 셈이다.
이 같은 풍경은 단순히 고객들의 성격이나 행동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라는 독점 구조에 정부 규제, 게임시설 공급 부족, 장거리 이동, 도박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난 26년간 독특한 카지노 이용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강원랜드가 탄생시킨 이른바 '한국형 카지노 문화'의 빛과 그림자다.
◆ 카지노 여행 아닌 '원정'…도착부터 지치는 고객들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카지노 관광지는 호텔과 공연, 쇼핑, 미식, 휴양을 결합한 복합리조트 산업으로 발전해 왔다.
물론 해외 카지노에서도 도박 과몰입과 장기체류, 고객 간 분쟁 등 부작용은 존재한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출발부터 달랐다.
카지노 산업 육성보다 폐광지역 경제 회생과 고용 창출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위해 설립된 특수한 기업이다.
특히 내국인이 합법적으로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가 한 곳뿐이라는 사실은 고객들의 방문 방식까지 바꿔놓았다.
수도권은 물론 영남과 호남 등 전국에서 고객들이 강원도 산골의 카지노를 찾아 장시간 이동한다.
가까운 도심에서 잠시 즐기는 여가활동이 아니라 교통비와 숙박비, 시간까지 투자하는 '원정형 카지노'가 된 것이다.







